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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16년 6월 우리집 풍경] 장마가 시작될 즈음~16.06.24.

 마당 금잔디 사이에 이름 모를 꽃이 피었다. 뽑을까? 말까?


 반지름이 1센티 정도 되어 보이는 꽃 속에 또 다른 생명이 기거하고 있다.

 나는 조그만 이 아이를 아마 뽑을지도 모른다.

 우잣 담넘어로 고갤 내민 모작(열매?)을 어므니가 밀어 내리신다. 행여 다 여물기도 전에 일이 생길까봐......

셋년이 심었는지? 누가 우잣 구석에 심었는지는 모른단다.

비료주고 약치고...그동안 구환(어머니 표현)했더니 동모작(열매)이 열렸단다.

단호박이라시며, 부은 몸에도 좋다고 사람들이 말하드란다....

 울 아부지 화장실까지 가시기가 너무 머신가 부다.

가끔 밤에는 우잣으로 마실을 나선다.

ㅋㅋ...여든 일곱 울 아부지 마실 가는 곳 ....이리 고운 꽃이 보고프셨나부다~~

 우잣 붕캉 나무 사이로 조그만 새들이 날아든다. 먹을게 있나?


 별 모양!

 담벼락 방울 토마토 꽃이 곱다 ^^

 뒷 수돗가 넘어 호박 꽃


6월 우리집 마당 풍경^^


호박과 권력 사이

작년 7월 어므니는 과수원을 조카에게 이전에 줬다.

아니, 그냥 당신 제사 지내줄 조카에게 준다고만했지...명의까지 그리 금새 이전 할 줄은 모르셨던단다.


과수원 하우스 천혜향은 힘에 부쳐 다 넘겼지만,

손마디가 모질게 가꾼 천혜향이며 하우스 .....

나이들어 무슨 하우스냐고 그리 말렸지만....오로지 자손을 위해......


조카에게 권력이 생겼다.

과수원에 드나드는 권리,

과수원 짜투리 땅에 대한 권리......


권리가 없어진 줄도 모르시는 어므니는 50평 남짓한 귀퉁이에 배추며 무를 가꾸고,

호박묘며 깻잎도 가꾸신다.

비료주고 벌레잡는 농약도 짐 깡으로 등짐져서 혼자서 치셨단다.

집에서 2키로 남짓 떨어진 과수원을 드나드는 재미......


작년, 이때 쯤 ......

단호박이 동모작지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단호박을 언제쯤 수확할지 고민하셨단다.


오늘딸까?

내일이면 더 클라나?


막내 아들이 더 크면 타도 되겠다는 조언에 ....ㅠㅠㅠ

이틀 뒤에 어두워진 눈을 탓하며 아무리 찾아봐도 주먹 두개만큼 자란 호박이 보이지 않았단다...


말 붙이기 어려운 조카에게

" 요디 호박이서신디 아맹봐도 못 초지키여...못 봐냐?..."


 " 저래 댓겨 불어수다..."


억세게도 소리쳤나부다.

울 엄니 호박 꽃이 피기 시작하니 또 이야기 하신다

"시상에...아니 그 걸 내래 댓겨부러....나 원 생전 안 잊어 불키여...."


울 어므니 호박이 열매 맺기까지 할 이야기가 많아지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