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8번 출구
어디가 어딘지...
부적대는 사람들 속에서 아들을 놓칠까 노심초사 했다
온통 검은 외투와 회색빛 세상에
그리운 아들의 발견은 그 자체로 환희다
감성 풍부한 아들이 삼겹살 맛집으로
핫초코 전문점으로 이끈다
별 말없이 앞서지만
아들은 분명 썩 괜찮은 맛을 먹여주고 싶은게다
잎사귀 모양의 초코렛을 뜨거운 핫초코에 쓱~ 넣고 녹였다
부드러운 거품을 입 안에 내려 놓고 목 구멍으로 넘기는데
핫초코 뒷 맛이 쎈 양주 한 두방울을 음미하는 느낌이다
마치 아들를 향한 내 마음 같다
서로 부딪히기만 하는 사이지만
아들은 신촌 방향을 일러주고 헤어진 뒤
쉰 발자욱도 못 간 나를 따라 잡는다
"엄마! 거기 아니.."가방을 챈다
제법 무거운 내 어깨 가방을 들어주며
"신촌에 볼 일이 있어서..."
속 깊은 아들이 핑게를 대고 먼길을 동행해 준다
찬 바람에 맺힌 눈물이
기분좋게 시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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