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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영화

[6월 영화 감상]계춘할망 -2016.6.4.16:40~


사진출처 : 다음영화 캡쳐

사진출처: 다음영화 메인예고편 중 캡쳐



나에겐 한 달에 두번 만나는 어린 친구가 있다.

이번 토요일엔 그 친구가 '계춘할망'을 보자고 해서 함께 제주 CGV 영화관을 찾았다.


'계춘할망' 영화 배경은 온통 제주도 동쪽 지역으로

아름다운 제주 유채꽃이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있었다.


잔잔한 드라마 형식의 '계춘할망'영화는 엄청 슬픈건 아니었지만

내내 눈물 바다를 만들었다.

어쩜 나의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랬을지도 모른다.


'계춘할망' 제목만으론 은근히 코믹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여주인공이 동네 어른이 말리려고 길가에 널어놓은 해초를 밟는 장면에서 

놀란 동네 어른의 맛깔스런 제주어에서 빵~터진 것을 제외하곤

우리네 할머니가 손주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에 마음이 변해가는 손녀를 그린 잔잔한 드라마 형식이었다.


그저 내내 

우리 어머니와 돌아가신 할머니에게서 

그냥 받기만 한 나의 모습이 스크랩되어 들고간 휴지가 모자랄 정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하였다.

  

영화 중 제일 가슴에 와 닿았던 장면은 

할머니가 손으로 생선을 발라주는 모습이었다.


우리 부모님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먼저 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자신은 아주 조금씩 간보듯 뜯어 먹던 귀한 생선도 

자녀나 손주에겐

 덥썩 손으로 발라 밥 위 얹어주신다. 

영락없는 우리 어머니의 마음이다.

함께 감상한 어린 친구도 아픈 할머니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고 했다.


사실 제주에선 

생선을 보통 구이로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처럼 튀긴 듯 한 생선에 양념장 곱게 얹은 생선은 잔칫상에서나 봄직한 풍경으로 조금 낯설긴 했지만,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을 충분히 알아 차릴 수 있었다.


나는 제주 토박이다.

내가 할머니를 부를 때는,

할망보다는 "할므니~" 라고 부른다

조금 더 애교를 부리고 싶을 땐 "할므니이이이~~"라고 불렀었다.

조금 강하게 부르거나 제 3자를 막(화가 날 때) 지칭할 때 "할망"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제주어보다 오히려

다른 지역 느낌이 나는 언어 표현라든가,

제주 시장(제주에서 육지로 나가려면,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한다. 관문이 있고 지역이 좁다.) 에서

아이를 잃어 버리는 설정은 조금 의아 했지만,

제주 사람들의 이웃 사랑과 정은

윤여정, 김희원의 연기력으로 완벽한 우리 동네 삼춘을 재연해 주었다.


'계춘할망' 배경 또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드넓은 바다와 하늘, 유채꽃....

 초록의 풍경들이 내 마음마저 넓게 펴 주는 듯 시원했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초여름 저녁,

좀 더 부모님께 잘 해야 겠다는 반성과 다짐 할 수 있게 해 준 영화,

제주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손해보지 않을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인이 본 '계춘할망'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