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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영화

'스윙키즈'에서 아버지를 만났어

 

영화 '스윙키즈'를 보는 내내

아부지가 보고싶었다

 

어렴풋이 내 나이 대여섯 살 쯤

온 동네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아부지는

마루 가운데서

빠른 스탭으로 나무 마루를 구멍 내실 듯 열정적으로 춤을 추셨다

 

처음보는 춤에 모두 놀라면서도

법원과 경찰 생활을 하신

아부지의 모든 행동들은 시골에서 귀감이 되었던 터라

이름모를 춤마져도 찬사를 받으며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몇년전

팔순인 아버지에게

즐거움을 드리고싶은 마음에

애써 크게 프린트한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며

옛날 추었던 춤을 추어달라 어머니와 함께 간청드렸었다.

 

권유에 못이겨 일어서셔 스탭을 밟아보시지만

느린 동작에도

이내 헉헉 거리시며 주저 앉으셨다

 

"흑인이 군대에서 배워 준거여..."

흑인 이름도 기억하셔서 말씀하셨었는데...

 

다시는 아버지 무용담을 들을 수 없는

이 못난 딸은 아버지 이야기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